견고한 고독 속으로/내 안에 피어나는 시
이중인격에 대한 변명
우아한몽상가
2011. 7. 15. 10:59
내가 지금 이렇게 사는 것은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내 안에서 혼자 삭이고 싶어서다.
날마다 빈 술병처럼 뒹굴고
버려진 담배꽁초처럼 구겨져 살면서도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아
또 다른 모습으로 나를 감추려 한다.
아침마다 밤새 벗어두었던
껍데기를 다시 주워 입으며
세상과 타협하려는 나를 발견할 때마다
소스라치게 놀라면서도 거부할 수 없는 것은
단지 용기가 없어서 만은 아닐 것이다.
비겁하도록 성숙하지 못한 자아를
비단 향으로 감싸 놓고,
세상사람들의 찬사를 즐기려 하는
사악한 욕심.
사랑에 굶주린 여자처럼
달콤한 말 한마디에 놀아나
뭐든지 다 주고 싶어하는
어리석은 감성.
자유롭고 싶어 몸살이 나면서도
세상에 출사표를 던지지 못하는 것은
단지 용기가 없어서 만은 아닌 것이다.
내가 지금 이렇게 사는 것은
누구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은 고통을
저 혼자 곰삭을 때까지 기다리고 싶어서라고.
- 박해미, "독도야 너는 내 곁에서 영원하라" 中
- [The Dark Night Of The Soul] _sung by Loreena McKenn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