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 영화 1987을 보고 왔습니다.
예고편을 보고, 그리고 1980년대의 정치와 사회적 역사 이야기라는 것을 알게 되고
바로 영화 예매권을 끊게 되었지요.
관람객 및 네티즌, 기자,평론가의 평점이 이렇게 좋은 영화는 처음 봅니다.
보통 괜찮게 흥행했다 싶은 영화들도 7-8점대를 웃도는데
평균 8.5점 정도 되는 영화라니 기대가 컸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를 보고 난 뒤에는
몇 점의 점수가 아닌 그저 진한 여운과 감동만이 가슴에 남았습니다.
어쩌면, 제가 지금 한국사 역사에 대하여 공부중이라 더
이 영화가 더욱 뜻 깊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저는 90년대생이라 그 시절 그 아픔들을 전부 헤아리고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스크린 속의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김태리, 박희순 등의 인물들이
그 역할에 푹 빠져 연기하는 것이 느껴져 깊이 몰입하고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러 오신 분들 중
대다수가 5060세대 어머님 아버님들이 많으시더군요.
눈물을 흘리신 분들도 많았고, 영화를 감상하다 살짝 이야기를 엿들어 보니
직접 그 시위에 참여하신 분도 보러 와 계시더군요.
영화 1987을 보고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바로 서울대생 박종철 열사와 연세대생 이한열 열사 입니다.
당시, 21살, 22살의 어린 나이로 이 분들이 지금까지 살아계셔도 이제 50대 초반이십니다.
창창한 젊음을 대한민국의 앞날과 바꿔야 했던 시대의 암울함과
이 분들과 용기있게 호헌철폐! 독재타도! 를 외치던 분들에게 감사합니다.
그리고, 권력에 맞서 진실을 은폐하지 않고 세상에 알리기 위해 온 힘을 다 해 주신
서울지검 최검사님, 교도관 한병용님, 동아일보 사회부 윤기자님
그들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참고로, 영화 1987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한 부가설명을 하겠습니다.
1987년 4월 13일 전두환 대통령은 호헌조치 결정을 내립니다.
신군부 세력들과 독재정권이 장악하던 시절이었고,
이 시절에는 대통령 임기가 7년이였습니다.
대통령 간선제, 직선제 무수하게 계속하여 바뀌었고
한마디로 국민들은 모두 무시한 채, 정부는 본인들 마음대로였습니다.
호헌이라 하면 헌법을 보호하고 지킨다는 뜻인데
전두환 대통령이 4.13 호헌조치로 인해서
계속해서 간선제를 유지하겠다고 했기에 이에 국민들이 발발한 것이지요.
국민들은 "대통령 직선제로 가자! 개헌을 해라!" (대통령을 우리 손으로 뽑을 수 있게 해달라) 라고 했고,
전두환 대통령은 "싫다. 간선제로 계속할거고 노태우한테 대통령직 물려줄거다!" 라고 한 셈이죠.
군사정권이 계속 이어진다는 뜻이고
독재정치가 계속된다는 뜻이니, 국민들의 심기는 불편해졌고
이에 젊은층 부터 일어서서 호헌철폐! 독재타도! 를 외치게 된 것 입니다.
영화를 보면, 경적을 울리는 부분이 있는데 시위참여의 방법으로
운전자들은 경적울리기로,
버스에 탄 사람들은 흰색 손수건을 창문 밖에서 휘두르는 것으로,
사무직에서 일하는 회사원('넥타이 부대' 라고 불림) 들은 두루마리 휴지를 창 밖으로 던지는 것으로
저마다의 방법들을 이용해 시위에 참여했습니다.
이 영화에 위아래 청청을 입은 젊은 남자들이
시위를 진압하고, 사람들을 붙잡고, 폭력을 가하는데
당시'백골부대' 라고 불렸던 해병대 군인들 입니다.
영화1987을 보는 내내 2016년의 촛불시위 모습이 오버랩되었고
그때나 지금이나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대한민국 시민들의 의지는 대단합니다.
안타까운 것이 있다면, 30여년이 흐른 날에도 여전히
부정부패와 정치적 은폐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지요.
이제는 더이상 부패하지 않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합니다.
평화적이고 안전한, 그리고 살기 좋은
세금이 아깝지 않은!
대한민국이 되기를 바라며 영화1987 후기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