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글릿
지워버린 고등학교 다닐 적 사진들을. 지난 해, 갑작스레 던지신 선생님의 부탁에. 그 시절의 기억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우연찮게 동창들과 연락하고 또 만남까지도 약속할 기회가 되었다. 역시나 내게 선생님이란...하며, 흐뭇하게 웃었다. 나도 알고, 그들도 아는 이유에서. 내게만 감춰온, 추억 조각들을 여기저기에서 받을 수 있었고. 사진, 글 귀, 쪽지조각까지 하나하나 정성들여 읽고 또 느껴보았다. 온 몸에 소름이 돋았고, 그 시절, 그리고 그 친구. 꼭 한 번만 돌려달라 아무도 듣지 못할 외침만 속으로 되뇌였더랬다. 이 날, 역시 생생하게 떠오른다. 선생님. 그야말로 나의 스승이고 나의 어머니. 유독 나만 자극하고, 나에게 좀 더 철저하고. 나로부터 소중한 것을 잃은 피해자이기도 하고. 하숙집 아주머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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